top of page

[MLB] “100% 아니어도 출전”… 오타니 향한 로버츠 감독의 진심

1일 전
5분 분량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가을은 너무 빨리, 그리고 너무 허무하게 끝났다. 시즌 내내 ‘새로운 악의 제국’이라는 말까지 들을 만큼 화려한 전력을 갖췄지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무대에서는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다저스는 16일 한국시간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NLCS 4차전에서 4-6으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은 4전 전패. 월드시리즈 진출권은 밀워키의 몫이 됐다.


패배의 장면 속에서도 가장 크게 남은 이름은 오타니 쇼헤이였다. 그는 무릎과 팔 부상 여파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타석에서 답답한 흐름도 길었다. 그런데도 2회 3점 홈런을 터뜨리며 더그아웃을 향해 이례적으로 감정을 폭발시켰다.


그 한 방은 다저스가 기대했던 반전의 시작처럼 보였다. 하지만 다저스는 이후 추가 득점에 실패했고, 밀워키는 끈질기게 추격해 경기를 뒤집었다. 오타니의 포효는 결국 승리의 장면이 아니라 다저스 시즌의 마지막 강렬한 기록으로 남았다.

“100% 몸도 아니었지만 끝까지 싸웠다…” 오타니의 투혼에 감독도 존경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의 감정을 이해했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를 감싸 안았다. 결과가 나오지 않은 선수에게 책임을 돌리기보다, 그가 어떤 몸 상태로 경기에 나섰는지 먼저 말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홈런을 친 뒤 감정을 드러낸 장면에 대해 “그동안 억눌렸던 분노와 좌절감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2, 3개월 동안 만들어 낸 타구 중 가장 좋았다”고 평가했다.


오타니는 평소 감정을 크게 드러내는 선수가 아니다. 홈런을 치고도 차분하게 베이스를 도는 장면이 익숙하다. 그래서 그 포효는 더 크게 다가왔다. 단순한 세리머니가 아니라, 부상과 부진, 팀의 위기 속에서 버텨 온 한 선수의 감정이 터진 순간이었다.


로버츠 감독은 “그런 감정 표현은 그가 얼마나 승리를 원하고 팀을 아끼는지 보여준다. 그 역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수식어 뒤에 가려진 부담을 인정한 말이었다.


“그는 세계 최고의 선수지만 현재 완전히 건강한 상태가 아니다. 100%의 몸 상태가 아님에도 도망치지 않고 경기에 출전하려 한 그를 깊이 존경한다.”

이 한마디가 이번 시리즈 뒤 다저스 내부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100% 아니어도 출전한 오타니를 향한 신뢰는 흔들리지 않았다.


패배의 책임은 한 선수에게 있지 않았다


다저스의 탈락을 오타니 한 명의 문제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숫자는 팀 전체의 침묵을 가리킨다.


다저스 타선은 이번 시리즈 득점권에서 43타수 5안타에 그쳤다. 기회를 만들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주자가 나갔고, 분위기를 바꿀 장면도 여러 차례 있었다. 문제는 결정적인 한 방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키 베츠는 “우리는 많은 기회를 만들었지만, 결과를 내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프레디 프리먼도 “밀워키가 훌륭한 야구를 했다.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한다”고 인정했다.


로버츠 감독 역시 책임의 방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결과를 내지 못한 것은 특정 선수 한 명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언제나 오타니를 신뢰한다”고 덧붙였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스타 한 명의 부진이 더 크게 보인다. 특히 오타니처럼 기대치가 압도적인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NLCS 4경기는 다저스라는 팀 전체가 밀워키의 투구, 수비, 불펜 운영을 넘지 못한 시리즈였다.


오타니의 홈런은 반전이 되지 못했다

“100% 몸도 아니었지만 끝까지 싸웠다…” 오타니의 투혼에 감독도 존경

2회 터진 오타니의 3점 홈런은 분명 특별했다. 경기 흐름상 다저스가 가장 크게 흔들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밀워키 더그아웃에도 긴장감이 번졌다.


팻 머피 밀워키 감독은 이 장면을 떠올리며 “우리가 거인을 깨운 줄 알았다”고 말했다. 속으로 “큰일 났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라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그만큼 오타니의 이름은 상대에게 압박이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도, 앞선 타석에서 고전해도, 한 번의 스윙으로 경기 전체의 공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밀워키는 무너지지 않았다. 이후 조조 로메로와 에런 애슈비 등 불펜진이 위기를 막았다. 머피 감독은 불펜이 제 역할을 해준 것이 승리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다저스 입장에서는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오타니가 열어 준 문을 팀 타선이 더 밀어붙이지 못했다. 홈런 이후 추가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밀워키는 다시 경기 안으로 들어올 시간을 얻었다.


다저스 클럽하우스에는 패배 인정의 분위기가 흘렀다


최근 2년 동안 다저스 클럽하우스는 샴페인 냄새와 축하의 소리로 가득했다. 2024년과 2025년 우승 뒤, 팀은 3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이번에는 달랐다. 선수들은 짐을 쌌고, 말은 짧아졌다. 그래도 패배를 외면하지는 않았다. 밀워키가 더 좋은 야구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는 베테랑 내야수 미겔 로하스는 “시즌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 싶었기에 원하던 결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능 있는 선수가 아무리 많아도 야구에서 승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말은 다저스의 시즌을 관통한다. 이름값은 컸다. 기대도 컸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은 명단의 화려함만으로 통과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컨디션, 수비 집중력, 불펜의 버티는 힘, 득점권 집중력이 모두 맞물려야 한다.


맥스 먼시는 피로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3년 연속 그라운드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마침내 기차의 동력이 다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긴 시즌과 반복된 가을야구가 남긴 현실적인 한계였다.


오타니는 부족함을 인정하고 내년을 말했다

“100% 몸도 아니었지만 끝까지 싸웠다…” 오타니의 투혼에 감독도 존경

오타니도 패배를 피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밀워키가 좋은 팀이다. 내 기량이 부족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경험을 통해 내년에 더 좋은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의 시즌은 복잡했다.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특별한 도전은 늘 기대와 위험을 함께 안고 있다. 올해는 부상 여파까지 겹치며 투타 모두에서 원하는 결말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관심은 내년 투수 복귀 계획으로 이어졌다. 오타니는 “물론 내년에도 계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수술 여부에 대해서는 비시즌 동안 팀과 검토하고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답변에는 신중함이 담겨 있다. 오타니의 가치는 단순히 한 시즌의 성적표로 판단할 수 없다. 다저스가 그를 장기적인 중심축으로 보는 만큼, 몸 상태와 복귀 방식은 팀 전체 계획과 연결된다.


로버츠 감독이 “깊이 존경한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상 컨디션이 아닌 선수가 큰 무대에서 책임을 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해서 그 과정을 지울 수는 없다.


밀워키도 오타니의 존재감을 인정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상대 감독도 같은 평가를 했다는 점이다. 팻 머피 밀워키 감독은 승자의 위치에서도 오타니를 높게 봤다.


그는 “오타니는 의심할 여지 없는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밀워키를 상대로 개인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경기를 펼쳤던 선수라고 떠올렸다.


상대가 두려워하는 선수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 투수 교체 타이밍과 수비 위치, 불펜 운영이 모두 달라진다. 이번 시리즈에서 오타니가 완벽하지 않았더라도, 밀워키가 그를 가볍게 볼 수 없었던 이유다.


밀워키 입장에서는 그 압박을 견뎌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2회 홈런을 맞고도 흔들리지 않았고, 불펜이 리드를 지켰다. 그 차이가 44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탈락이 다저스에 남긴 질문


다저스는 여전히 강한 팀이다. 오타니, 베츠, 프리먼을 포함한 핵심 전력은 리그 어느 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문제는 그 전력이 매년 10월에 같은 힘으로 작동할 수 있느냐다.


이번 NLCS는 몇 가지 질문을 남겼다.


  • 부상 중인 핵심 선수를 어느 선까지 기용할 것인가

  • 긴 가을야구를 이어 온 선수들의 피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 득점권 침묵이 반복될 때 타선 조합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 오타니의 투타 겸업 계획을 어떤 속도로 가져갈 것인가


로버츠 감독은 “지는 건 늘 기분 나쁘지만, 완벽하게 패배했을 때는 오히려 받아들이기 수월하다”고 했다. 준비와 간절함이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 것이 스포츠라고도 했다.


냉정하게 보면 다저스는 밀워키에 완패했다. 하지만 완패를 인정한다는 것은 다음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변명보다 진단이 먼저인 팀은 다시 움직일 여지가 있다.

“100% 몸도 아니었지만 끝까지 싸웠다…” 오타니의 투혼에 감독도 존경

존경이라는 말이 남긴 의미


이번 시리즈의 마지막 장면은 다저스의 탈락이었다. 밀워키의 환호, 다저스의 침묵, 오타니의 아쉬움이 같은 그라운드에 놓였다.


그래도 로버츠 감독의 말은 오래 남는다. 그는 오타니를 감싸기 위해 빈말을 한 것이 아니다. 부상 속에서도 회피하지 않고 경기에 나선 선수에게 감독으로서, 또 야구인으로서 존중을 보냈다.


오타니는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지만, 그 역시 통증과 압박을 느끼는 선수다. 홈런 뒤 나온 포효는 그 사실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승리를 향한 집착, 팀에 대한 책임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답답함이 한순간에 터져 나왔다.


다저스의 시즌은 끝났다. 오타니의 숙제는 남았다. 몸을 회복하고, 투수 복귀 방향을 정하고, 다시 긴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이번 가을은 성공담이 아니었다. 하지만 패배 속에서도 분명히 확인된 것이 있다. 오타니는 도망치지 않았고, 로버츠 감독은 그 마음을 알아봤다. 그 존경심이 다저스의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오타니 로버츠 다저스” 



 
 
 

댓글


bottom of page